쇼핑과 옷을 좋아하는 내가 대학생 때 부터 꾸준하게 잘 사용하는 어플이 있다.
바로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무신사이다.
2021년 말에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간 거래액 2조를 뛰어넘었으며,
무려 1,000만명이 넘는 회원이 무신사를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신사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이고, 어떻게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온라인 패션 쇼핑 시장의 동향과 무신사 서비스 분석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ᅵ온라인 패션 시장 동향
통계청이 올해 2월 1일에 발표한 '온라인쇼핑몰 상품군별 거래액'을 2017년부터 연 단위로 분석해보았다. 온라인 시장 거래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지난해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6조원(전년 대비 ▲10.4%)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적으로 품목별 시장 거래액 조사에서 무신사의 주력 판매상품인 '패션용품 및 악세서리', '의복', '신발', '가방' 상품군의 거래액도 함께 확인해 보았다(위 차트에서는 해당 상품군의 거래액을 모두 합친 것을 '패션 시장 거래액'으로 명시함). 그 결과, 패션 시장 거래액 또한 지속하여 상승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2022년 F/W부터 패션 트렌드가 '꾸안꾸'에서 '꾸꾸꾸'로 변화하고 있다. 펜데믹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편한 옷들에 손이 갔다면, 일상이 회복되면서 그보다는 화려하고, 과감한 패션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내 주변에서도 작년까지만 해도 조거팬츠에 후드를 선호하던 친구들이 점점 더 외출용, 데이트용, 출근용 옷들에 관심을 돌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와 함께 항상 따라오는 말은 '입을 옷이 없다.'는 것이다. 너무 편하게만 입고다녔더니 이제 밖에 나갈 때 입을 만한 옷이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바뀐 트렌드로 인하여 사람들이 유행과 패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온라인 패션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해당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ᅵ시장 속의 무신사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 계속해서 무신사는 좋은 성과을 내고 있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무신사가 연간 거래액을 기준으로 무신사 스토어 상위 100개 브랜드를 선정해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분석한 결과, 연간 거래액이 2년 만에 73%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를 차지한 브랜드의 연간 거래액은 2배 이상 높아졌다. ('무신사, 국내 브랜드 단일 거래액 연간 100억 돌파 가속화··· 내년에 2배 이상 확대 예상', 무신사 뉴스룸, 2022.12.23)'고 한다.
매월 평균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이 무신사를 방문하고 있으며, 주요 타겟인 10대를 포함해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매우 높다. 또한, 2020년 7월 기준 매월 무신사에 방문하는 1,000만 명의 회원 중 남녀 비율은 55:45로 집계되었다. 즉, 무신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MZ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패션 플랫폼이다.
이런 무신사의 경쟁사로는 다양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있다.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 에이블리, 하고(HAGO), EQL, SSF SHOP 등 국내 패션 전문 이커머스가 무신사의 경쟁사이다. 그렇다면 무신사는 이런 쟁쟁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포지셔닝 맵을 통해 무신사의 위치를 확인해보자.
포지셔닝 맵
CivicScience가 2018년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는 주요 원인으로 Convenience(편리성), Pricing(가격), Home Delivery(댁내 배달), Variety(다양한 상품 선택), Product comparison & reviews(경쟁 제품간 제품 비교 및 리뷰)이 있다. 그 중에서 나는 Pricing과 Variety를 기준으로 경쟁사들 사이에서 무신사의 포지션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Variety는은 각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 수를 기준으로 측정하였다. 입점한 브랜드(쇼핑몰) 수가 가장 많았던 플랫폼은 지그재그로 9,000개 이상의 여성 쇼핑몰과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그 다음으로는 W concept (8,000개 이상), 무신사 (7,000개 이상), HAGO(2,300여개), SSF Shop(1,800여개), EQL (200여개 추정) 순으로 많았다.
Pricing은 분석하기가 다소 까다로웠는데, 워낙 많은 브랜드들이 각 플랫폼에 입점해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던 탓이었다. 그래도 나름 각 플랫폼의 랭킹과 앱에서 주로 추천하는 브랜드, 상품의 가격, 소비자의 인식을 기준으로 분석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가장 많은 SSF Shop의 평균 상품 가격이 제일 높다고 판단하였고, 온라인 쇼핑몰이 베이스인 지그재그의 평균 상품 가격이 제일 낮다고 판단하였다. 무신사의 경우 무신사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 상품의 수가 많지 않고, 전체적으로 1020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제품이 많아서 비교적 상품의 가격이 낮다고 판단하였다.
결과적으로, 무신사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
ᅵ온라인 패션 시장의 방향성 (고객 핵심 니즈)
그렇다면 온라인 패션 시장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까?
내가 파악한 온라인 쇼핑에서의 고객 핵심 니즈는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빠르게 찾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사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첫번째 사유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이다. 혹시, '디깅 소비'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디깅 소비'는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자신의 뚜렷한 취향과 니즈를 반영하여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MZ세대들의 소비 형태를 의미한다. 여기서 디깅(digging)은 원래 채굴한다는 뜻을 갖고 있는데, 여기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깊게 파고 드는 행동방식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쇼핑을 할 때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니즈에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번째 사유는 재화의 과잉이다. 모든 것이 넘쳐나는 현재 시장에서 단순히 옷을 하나 사려고해도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들 쏟아져 나와 나에게 맞는 하나의 상품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모든 상품을 다 보기엔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다.
세번째 사유는 AI 기술의 발전이다. 유튜브는 유저가 따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하나의 영상만 보면, 이어서 여러개의 영상을 연달아 보게 만든다. 유튜브가 나보다 나의 마음을 더 잘 아는 것 같이 말이다. 이처럼 발전한 AI 기술이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내가 보고싶은 것, 원하는 것을 예상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기술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이런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고도화된 추천 상품을 고객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ᅵ무신사가 고객의 니즈를 똑똑하게 충족시키는 법
무신사는 다양한 기능으로 고객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상품을 찾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여기에 어떤 기능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똑똑한 추천 시스템
고객들이 무신사 앱을 실행시키고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추천'탭이다. 해당 탭에서는 'OO님의 취향저격 상품'과 'OO님을 위한 브랜드'를 볼 수 있고, 그 하단에는 무신사가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다. 무신사도 소비 트렌드가 변화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일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랭킹을 바로 보여주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니다. 이런 취향 저격 상품과 브랜드의 소개는 소비자들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된 나도 모르는 나의 욕망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추천 탭의 콘텐츠는 개인의 연령과 성별을 기반으로 쇼핑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나와 비슷한 다른 유저가 선택한 트렌드 지표를 바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2. 최적화된 검색 서비스
예전에 쿠팡에서 일할 때 한 PO분께 들은 말이 있다. 똑똑한 PM들은 다 검색파트에서 일한 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커머스에서 검색 서비스는 아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 이유는 무신사의 데이터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무신사가 일주인간 무신사 데이터를 살펴보았는데, 검색 이용자의 구매 전환율은 미이용자에 비해 약 4배나 높았다고 한다. 또한, 검색 결과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지 못한 고객은 거의 절반의 확률로 사이트를 이탈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무신사는 검색 서비스에서 기본 정렬 방식으로 택하고 있는 '무신사 추천순'을 더욱 고객의 검색의도에 맞춘 상품을 보여주기 위해 모델을 개선하였다.
'무신사 추천순'은 고객의 원활한 상품 탐색을 돕기 위해 제공하는 정렬 방식 중 하나로, 페이지 뷰, 구매 이력, 후기 등 여러가지 데이터를 분석하여 상품들을 스코어링하는 모델이다. 기존에는 해당 모델로 인기도 높은 상품을 검색 결과 페이지의 상위에서 추천하였는데, 현재는 고객들의 검색의도에 맞는 상품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개선되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무신사 스탠다드 양말' 이라고 검색하면 다른 브랜드의 양말이나 무신사 스탠다드의 다른 제품이 아닌 무신사 스탠다드의 양말을 검색 결과 페이지 상위에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고객이 검색한 단어에 정확히 일치하는 브랜드 또는 상품이 다른 브랜드나 상품보다 검색 결과 페이지의 더 상위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검색 모델 개선으로 고객은 브랜드명이나, 카테고리명으로 검색하였을 때 원하는 상품을 검색 결과 페이지 상위에서 찾을 확률이 두드러지게 높아졌다고 한다 (예 : ‘후드집업’ 검색 시 mAP 27.02% → 28.22%, ▲1.2%p). 고객들은 원하는 상품을 더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Medium, Musinsa tech, '검색어 분석을 통한 상품 정렬 개선', 2021.05.13)
3. 무신사의 핵심 '스냅'
무신사의 성공요인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무신사 스냅'이다. 무신사는 신발 커뮤니티로 시작을 하였는데, 창업자 조만호 의장은 무신사를 다른 패션 커뮤니티와 차별화하기여 '스트릿 스냅'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초기에 조 의장은 혼자 카메라를 들고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패션스타일을 부지런히 촬영해 무신사 닷컴에 올리기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SNS도 활발하지 않은 상태여서 다른 사람들의 패션 스타일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조 의장이 무신사를 차별화하기 위해 제작한 콘텐츠가 옷 잘입는 사람의 패션을 참고하고자 한 1020 남성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그 덕분에 무신사닷컴은 안정적으로 회원수를 늘릴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도 무신사의 스냅 서비스는 회원을 모으고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전에 스냅 서비스에는 무신사가 뽑은 '무신사 크루'만이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었는데, 현재는 모든 회원이 업로드할 수 있다. 이렇게 스냅 기능을 일반 회원에게 오픈하면서 무신사는 패션 피플들의 커뮤니티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스냅 사진들을 구경하면서 자연스레 무신사 앱 체류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이는 구매 전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무신사 이용 꿀팁 중에 사고싶은 게 생기면 리뷰 보다는 무신사 스냅에 검색해서 코디 이미지를 참고하라는 말이 있다.
ᅵ무신사의 '고객님'
앞서 온라인 쇼핑 시장의 동향과 그 속에서의 무신사, 그리고 온라인 패션시장에서 고객의 핵심 니즈와 이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무신사가 어떠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제 무신사의 주요 타겟층을 분석해보고, 나아가 고객들이 무신사를 이용하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실제 고객들의 페인포인트를 발견해보자.
1. 무신사의 페르소나
무신사의 페르소나 설정에 앞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나는 패션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고, 팔로워도 대부분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였다. 설문에는 총 48명이 참여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 48명 중 1명을 제외하곤 모두 35살 이하였으며, 95.8%가 무신사 이용 경험이 있었다. 그들이 무신사를 자주 이용하는 이유 중 '무신사에서 팔고 있는 상품의 수가 많다(57.4%)'가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고, 그 다음으로는 '트렌드를 파악하기 좋다'는 이유가 42.6%로 두번째로 많았다. 그리고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는 랭킹 기능, 상품 리뷰, 추천 서비스, 아울렛, 스냅 기능 순으로 이었다.
표본이 크지 않아서 해당 설문으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는 어려웠지만, 페르소나를 설정하는 데 인사이트를 얻기에는 충분했다. 이를 토대로 나는 '무신사의 주요 이용 고객은 MZ세대이고, 무엇보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며, 트렌드와 가격에 다소 민감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렇게 박무무씨가 탄생하였다.
2. 고객은 무신사에서 어떤 경험을 할까?
그렇다면 고객들은 무신사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을까? User journey map을 그리기에 앞서 설문조사에서 발견한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정리해보았다.
'무신사를 이용하면서 어떤 점이 불편했나요?' 라는 질문에 제품이 너무 많다거나, 반대로 원하는 제품이 없다는 제품의 셀렉션에 관한 이슈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그 외에도 추천, 스냅서비스, 리뷰, 가격, 검색, 랭킹, 상세페이지의 기능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무신사에 제품이 다양하고 추천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고객들이 해당 단계에서 즐거움을 느끼리라고 생각한 나의 예상에서 빗겨나간 결과였다.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User journey map과 각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고객 가치를 한 장에 정리해 보았다.
CVC 분석 결과, 무신사를 이용하면서 창출 되는 고객 가치는 2개였고, 지불하는 대가는 3개, 잠식되는 가치는 6개였다. User journey map에서 고객이 느끼는 기분과 함께 생각해보면 무신사가 해결해야하는 문제는 '가치 잠식' 부분에 있었다. 특히, 제품을 탐색할 때 고객의 페인포인트가 가장 많이 발생하여 해당 단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ᅵ참고자료
- 잡코리아, '기업심층분석 4. 무신사, 고객/자사/경쟁사 분석'
- 생글생글, '[숫자로 읽는 세상] 브랜드 모아놓은 패션 플랫폼이 쇼핑 대세로…입점 1년 만에 '100억 잭팟' 성공 신화도 탄생'
- Medium, Musinsa Tech, '검색어 분석을 통한 상품 정렬 개선'
- 무신사 뉴스룸, '취향 저격, 무신사 모바일이 새로워졌다!'
- 무신사 뉴스룸, '무신사, 국내 브랜드 단일 거래액 연간 100억 돌파 가속화··· 내년에 2배 이상 확대 예상'
- 하나 1Q 블로그, '취향 소비가 대세! MZ세대의 디깅소비'
- 서울경제, '내 취향으로 소비 트렌드 만든다…‘디깅 소비’'
- DBR, ''무신사'라고 쓰고 '놀이터'라고 읽는다 MZ콘텐츠로 키워온 팬덤 커뮤니티'
- happist, '기존 상식을 깨는 온라인 쇼핑 조사 결과 – 온라인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PM 부트캠프 17기 기록 > Weekly 탐구 과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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